아라미스 이야기

2.29. 거대한 음모 1

musicqueen 2024. 12. 10. 21:22

아라미스의 결단
아라미스는 한 손에 와인잔을 든 채 창문 밖을 응시했다. 어둑해진 하늘 아래로 파리의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아라미스의 생각은  반짝이는 루비 펜던트를 생각하고 있었다.
“프랑소와…”
그는 속삭였다. 한때 약혼녀였던 그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 펜던트는 아라미스가 프랑소와의 약혼을 기념한 선물이며, 프랑소와와의 사랑의 증표이다. 아라미스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에서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뿐인 보석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것이 국왕의 새로운 비서의 손에 들려 있었다.
아라미스는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만약 펜던트가 비서의 손에 있다는 사실이 맞다면, 국왕의 정체는 의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필립 왕자의 정체에 대한 여러 소문이 떠올랐다. 루이 13세의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이  진정한 왕좌를 차지하고, 다른 왕자는 철로 된 가면을 쓰고  갇혀 살고 있다는 소문.
 
“필립 왕자… 네가 정말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가?”
아라미스의 의문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필립이 국왕의 자리에 있다면, 그는 철가면 세력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허수아비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필립이 자신을 평생 키워주고 돌봐준 삼촌 또는 형과 같은 프랑소와를 잃게 한 원수들과 협력하게 된 이유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얼마 전, 국왕은 안느 왕비를 수도원으로 보내고, 리슐리외 추기경을 바스티유 감옥에 가두었으며, 트레빌 대장을 사임시켰다. 아라미스는 이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었다.

“진짜 국왕이라면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거야.  필립은 저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아라미스는 중얼거리며 결단을 내렸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선, 철가면 세력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했다.


총사대장 임명
트레빌 대장의 사임 후, 국왕은 새 총사대장으로 아토스를  지목했다.  아토스는 트레빌 대장을 배신할 수 없다며 수락을 거절하였다. 포르토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라미스는 국왕의 새로운 비서의 펜던트. 프랑소와의 펜던트를 보고 바로 수락하였다. 
 
이 것을 본 포르토스와 아토스,  그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포르토스는 대노하며 소리쳤다.
“너까지 이런 결정을 하다니! 네가 배신할 줄은 몰랐다!”
그의 분노는 순수했다. 그는 아라미스가 단지 권력에 눈이 멀어 총사대장직을 수락했다고 생각했다.
아토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아라미스를 향한 깊은 실망감과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아라미스는 그 눈빛이 자신에게 가장 큰 고통임을 알았다.
아토스와 화해하지 못한 채로 이런 더 큰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그는 동료들에게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의심만 커질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해해 줘, 친구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너희의 신뢰를 잃어야 한다 해도, 나는 이 길을 선택해야 한다.”
아라미스는 스스로를 설득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궁전의 비밀을 탐색하다
아라미스는 4년 간 총사로 일하며 루브르 궁전 곳곳을 샅샅이 탐험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모든 비밀 통로와 은밀한 입구를 알고 있었다. 밤이 되자 그는 조심스럽게 궁으로 숨어들었다. 그의 목표는 국왕의 비서와 철가면 세력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는 어둠 속에서 그들의 회합을 엿보았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철저히 비밀스럽고 위협적이었다. 특히, “필립 왕자”라는 이름이 몇 번이고 등장했다. 아라미스는 확신했다. 국왕의 정체는 진짜 루이 14세가 아니라 필립 왕자이며, 그를 조종하는 이들은 철가면 세력이었다.


충성심의 시험

이틀 후, 아라미스는 공식적으로 총사대장의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궁전으로 들어갔다. 철가면 세력은 그의 충성심을 시험하려는 듯 하나의 명령을 내렸다.
“아토스, 포르토스, 달타냥. 이 세 명을 체포하여 바스티유 감옥으로 보내라.”
아라미스는 명령을 듣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이름이 그의 귀에 울려 퍼질 때마다 가슴속 분노가 타올랐다. 그러나 그는 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들의 신뢰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진실을 밝혀낼 때까지는, 이 모든 것을 견뎌야 한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차갑게 대답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서는 수천 가지 감정이 휘몰아쳤다. 그는 이제 마지막 결전을 준비 해야한다. 우선 한 발 뒤로 물러서고 시간을 벌어서 동료들을 어떻게 구하고 이 음모를 드러낼지 치열하게 계획하고 있었다.


아라미스는 더 이상 단순한 총사가 아니었다. 그는 적의 심장부에서 모든 것을 밝혀내려는 음모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의 희생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파멸로 끝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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